더러운 것들


여의도 한강 공원


희곡에서 발췌

누군가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무릎으로 절망의 가슴으로 강하게 주먹을 쥐고 아직 구부정하지만 버티고 서있다.

소리를 내고 싶다. 목소리를 내고 싶다. 그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 정도면 우리는......

막힌 소리는 계속해서 기침을 만든다.

그 때. 누군가......
누군가의 소리가 들린다. 아련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우리의 귓가를 때린다.

이것은 소리인가. 이것은 목소리인가. 이것은 멜로디인가.

그만.
그만.
그만.
그만.
그만.

소리가 들린다. 우리가 소리를 낸다. 소리는 퍼진다. 호흡이 바뀐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뜨겁다. 들이마시는 숨이 뜨겁다.

우리는 손을 잡고.
걷는다.
걸어서.
비로소 찾았다.
우리를 씻겨줄 것을.
단 한번으로 족하진 않겠지만.
아직은 부족하지만.
아직은 다 씻어 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것을 우리는......

이것은 우리를......

더러운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