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춤이 없다


학전 블루 소극장


희곡에서 발췌

남자 : 나는 이런 일을 계속 해왔지만 아주 오랫동안 실패했습니다. 욕망은 결코 재생산 되지 않더군요.

지도자 : 욕망은 늘 쾌를 추구하니까. 당신이 말하는 재생산이 뭔지는 모르지만 아무도 뭔가 바뀌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남자 : 맞습니다. 그리고 또한 과거를 반복합니다. 쾌와 반복. 그것이 욕망의 구조죠. 그 욕망이 누구의 것인지도 알지 못하는 채로 말이죠. 재생산이란 그 구조에서 빠져 나오는 것. 다른 사람의 욕망에서 벗어나는 것. 분노나 탐식, 성욕에서 벗어나는 것. 결국 주체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도자 : 그러니까. 왜. 왜 그래야 하냐고.

남자 : 욕망이란 단지 환상에 불과하니까요.

지도자 : 헛소리 하지 마. 우린 그 환상으로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다고.

중략......

지도자 : 거봐. 나도 있다고. 나도 있어. 이건 아주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거야. 큰 도시로 가야지. 큰 도시로 가는 거야.

사이.

지도자 : 아니, 원래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그러니까 왜 엄한 사람을 괴롭혀. 조금만 더 기다리면 다시 생산할 수 있는데. 내일이면 다시 생산할 수 있는데.

사이.

지도자, 마을 사람들을 쳐다보고 말한다.

지도자 : 생산품이 어디서부터 생겨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드러나는지 알아? 왜 특정한 대상을 선택하는지 아냐고. 몰라. 그걸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생산할 수 있었던 거야. 대상은 사실 뭐가됐든 상관없다고. 진짜 욕망은 말이야. 그 실체를 쉽사리 드러내지 않아. 왜 그런 줄 알아? 그게 재밌거든. 몰라야 재밌다고. 재생산이니 대상이 어쩌니 주체를 벗어나니 어쩌니 그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야. 누가 그걸 원한다고. 너희도 즐겼잖아. 물론 실체를 만나기 직전까지 갔다고 생각했겠지. 실체를 알게 되면 놀랄걸? 보고 싶지 않을 걸? 뭐 이제는 그럴 수도 없지만. 결국 죽기 전까지 우리는 단지 원하는 거야. 그럴 수밖에 없다고. 욕망은 이미, 늘 있으니까. 어디로부터. 어딘가에. 어디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