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공존에 대하여 (너구리가족과의 우이천 공존 협상전략 연구소)

[ 협상을 위한 수다회 : 공존에 대하여 ]


시간: 2022.09.04.

장소: 영플란츠갤러리영

참여: 왜갈, 걍버들, 참세, 희노리, 다홍, 탱구리


왜갈: 저는 발달장애인들을 연극치료로 만나고 있다. 그래서 장애에도 관심이 많다.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해보니 자연이나 이런 것들을 아우르면서 동시에 장애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저 사진을 보면 두 명이 한 번에 통과 할 수 있을 정도 크기의 공간이 왼쪽에 있다. 이 구역을 만약 백 명이 한꺼번에 지나가야 한다면 왼쪽 루트가 없을 경우와 비교할 때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저 루트가 아니면 길을 통과할 수 없다. 그렇지만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이 루트로 인해 2명이 통과할 수 있는 시간을 1명이 통과하게 되는 것으로 시간이 지연되는 불편함이 생긴다. 이처럼 저는 공존이라는 게 결국 불편함을 안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존전문가 심사위원님이 계시는데, 그분은 비건이시고, 동물해방운동을 하고, 본인의 안무 작업에도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분이 심사 때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미래를 그린다면 어떨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셨는데, 본인 또한 그렇게 된다면 엄청 불편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저도 이상적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동화 같은 미래가 펼쳐진다면 좋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그 얘기는 없을 것 같다. 어쨌든 그러한 불편함 사이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들이 결국에는 공존에 대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 사진을 골라 왔다.

 

참세: 저는 맨 왼쪽 아래에 있는 사진인데, 공동 키워드를 듣고 옛날에 봤던 동화책이 기억났다. 파랑이와 노랑이라는 책인데, 파랑이와 노랑이가 친구 관계인데 서로를 좋아하다가 꼭 껴안으니 초록색이 된다. 초록색 되니 파랑이네 가족과 노랑이네 가족들이 너는 누구냐며 몰라보게 된다. 그렇게 슬퍼서 울다 보니 다시 노랑이와 파랑이로 분리가 돼서 그제야 가족들이 알아보는 내용인데, 서로 껴안으면 색깔이 바뀌게 되는데, 둘이 함께하면 새로운 방향성(새로운 색깔이 생기듯)이 생긴다는 것. 여기에서 공존에 대한 여러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저 책의 이미지를 가져왔다.

 

희노리: 저는 맨 오른쪽에 놓인 사진인데, 그 글귀의 뜻이 “우리는 살아 숨 쉬는 꿈을 꿉니다.”라는 글귀다. 공존이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우리는 서로가 잘 살아 숨 쉬는 꿈을 꾸는 게 공존이라고 생각한다. 누구 하나 죽은 것 없이 다 잘 살아 숨 쉬는 그런 것. 거기서 나아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양보, 배려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공존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걍버들: 제가 가져온 건 윗줄의 가운데 사진인데, 책 표지다. 출판사는 포토샵으로 가렸다. 이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띈 게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라는 문구였다. 너구리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는 모임에서 가장 생각해야 할 주제 중 하나가 인간중심사고에서 벗어나 공존을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 이 사진을 보냈다.

 

다홍: 저는 나머지 하나인 코알라 사진인데, 어떻게 검색을 해서 저 사진이 나왔는지 보여주기 위해 캡처해서 보냈다. 호주 산불인데, 여기 환경교육사님도 계시지만, 제가 환경교육사라는 직업에도 관심이 있었고 요즘에는 esg 경영에도 관심이 있고 그래서 에코 챌린지도 참여하고 있다. 직장을 제외한 여러 부분에 관심이 있어서 참여하는데, 제가 esg 수업을 듣다 보니, 산불이 방화로 인해서 생기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자연히 일어나는 산불이 많다고 한다. 대기가 건조해서,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데 거기서 불이 시작되는 것. 저는 담배꽁초나 아니면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는 산불만 생각하다가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산불 때문에 인간도 피해를 입고 저렇게 동물도 피해를 입고 산이 다 타면서 식물도 생물도 다 피해를 입는구나, 라는 것을 이번에 깨닫게 돼서 얘기를 하고 싶었고,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공존의 시작은 일단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에 저 사진을 고르게 되었다.

 

왜갈: 많은 것들을 시사하는 것 같다. 처음 저 사진을 봤을 때 힘들어서 못 볼 정도였다.

 

다홍: 저도 처음에는 더 심각한 사진을 봤어서, 좀 더 괜찮을 수 있는 사진을 추렸다.

 

왜갈: 그럼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나는 게, 지구온난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인가?


다홍: 그렇다. 그것이 지금 제가 에코챌린지를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sns에 올려야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있고, 단순히 sns에 올리는 자기만족뿐 아니라 제가 마을신문도 그런 방식으로 하려는 이유가, 사람들에게 알려야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1초, 2초라도 생각이 쌓이게 되면서 바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도 그렇게 바뀐 사람들 중 한 명이고. 그리고 방화 때문에 산불이 일어난다고 생각했지 이것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산불이라고는 저도 생각을 전혀 못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저도 제가 알게 된 것을 이렇게 말하기도 하고 책으로도 내면서 소식을 전하려고도 한다. 저는 소식을 빨리빨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반대의 상황에 너무 치중해서 우리가 그런 것(운동)을 안 하면, 그래서 만약에 5% 10% 되는 상황 때문에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것들을 잃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양면성이 다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더 이익이 되는 것을 생각해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참세: 저는 최근에 환경관련운동에 대한 관점을 바꿔줬던 책이,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라는 책이었다. 그 책에서 새로웠던 관점이, 저도 한창 많은 환경 책들을 봤는데 이 책에서는 나중에 커다란 산불에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당장의 반지하 침수, 내 옆의 피해자, 약자, 이런 것들에 집중을 한다. 전기차 예시가 있었는데, 전기차가 환경에 도움이 되고 보조금을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사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이 차가 진짜 멋있고, 네가 이 차를 사는 건 정말 멋진 거야.’ 이렇게 했을 때 전기차 매출이 확 올랐던 것처럼, 여기서는 소비 자본주의를 이용해서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들어야 환경 운동도 성공할 수 있지, 계속해서 어차피 관심 있는 사람만의 감정만 건드리는 환경 운동은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저도 피해 입장에 서면서 경각심을 갖고 내 일상에서 챙길 수 있는 것들을 했었는데, 그런 것도 약간 기술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실 그러한 것들도 많지 않은가. 에코백을 다 나눠 주는데 정작 그게 비닐봉지를 사용한 것보다 더 환경 오염이 되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제가 했던 환경 운동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에서 많은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소식 같은 것을 전할 때도 항상 생각해왔던 환경의 입장에서, 저도 방향성을 정확히 잡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방향성으로 갔을 때 환경 운동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책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즐겁게 풀어가는 형식도 좋은 것 같다. 너구리 가족같이. 디자인도 예쁘게 해서. 이런 게 확실히 효과가 있는 시대이다.

 

희노리: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화두를 던지는 것보다, 조금씩 범위를 넓혀 가면서 접근하기 쉽게, 사람들한테 인식을 심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대해 접근점을 우리가 조금 더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왜갈: 처음에 이 사업을 준비할 때, 아까 그 공존전문가분과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이 곰과 유해동물에 대한 레퍼런스를 그곳에선 어떻게 접근했는지를 얘기해줬는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비슷했다. 거기서 했던 것은 곰에 대한 이미지, 곰의 포악한 이미지를 오히려 귀엽고 애정스러운 캐리커쳐를 그려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접근을 풀어냈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여기서 그런 건 되게 잘한 것 같다. 우이천에 지금 너구리 푯말이 귀엽게 되어 있지 않은가. 그렇게 이미지를 바꿔주고. 너구리들이 포악하고 그런 식으로 사진이 실물처럼 실리면 다들 인식 또한 안 좋아지고 그렇게 될 텐데, 그런 것도 노력의 일환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도 저는 신기했다.

 

참세: 저는 너구리를 약간 어디로 해야 될지 모르겠는 게, 사실 귀엽다는 입장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 귀여우면 안 될 것 같은데. 또 그렇다고 혐오 이미지로 가면 안 될 것 같고, 잘 모르겠다.

 

희노리: 귀여운 이미지인데, 건드리면 포악해진다는 것을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도 않지 않은가. 강아지도 접근을 하니 무는 것이고. 그러니까 그런 메시지는 필요할 것 같다. 귀엽고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지만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에 대한 인식도 표지판 등 다른 것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홍: 잠깐 떠오르는 건데, 우리가 만약 캠페인이나 어떤 활동을 하게 되면, 너구리 가족을 소개를 하면서 “손을 대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식으로 터치를 했을 때 화면이 바뀌는 이미지를 통해서 약간의 충격 효과를 통해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희노리: 조금 균형 있게 접근을 해야 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건드리면 물어요.” 이쪽으로 강하게 나가게 되면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 있으니까, 긍정적 인식도 가져가면서 너구리가 건드리면 문다는 것을 경고하는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을 만한 균형이 잡힌 것을 적절하게 조화해서 전달해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걍버들: 너구리가 야행성이라서 밤늦게 나오지 않는가. 그 시간대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어둡다. 새벽 3시에도 너구리를 발견했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저는 너구리가 발견되었을 때 장소의 표지판이나 이런 것을 형광이나 야광 등으로 해서 밤에도 좀 볼 수 있게끔, 낮에 출몰하는 동물이면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을 좀 신경을 써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갈: 이미 빨간색으로 테두리를 하긴 해서 살짝 보이긴 하지만 진짜 형광색으로 반짝반짝하게 해놓으면 누구든지 가다가도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다. 팻말에다 우리가 형광등 같은 것만 해도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만 해도 우리가 첫 번째로 할 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다홍: 불빛이 나는 것도 에너지가 소비되는 거라서, 밤에 공사하시는 분들 조끼를 보면 불빛이 있는 것처럼 가로등 주변에, 가로등이 어차피 에너지를 쓰고 있으니까 그 주변에 에너지를 받아 빛을 낼 수 있게끔 에너지를 간접적으로 쓰는 게 좋지 않을까. 불빛을 계속 쬐면 그것도 어쨌든 전기 에너지를 쓰는 거니까.

 

다홍: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왜갈: 원래 있던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저는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새롭게 땅을 파서 거기에 뭔가를 해야 하나? 그런데 진짜 원래 있던 것만 잘 변형을 하고 확장시켜도 되게 좋은 것 같다.

 

다홍: 팻말에 야광 작업 좀 잘해놔서 잘 보이게 하면.

 

왜갈: 별거 아닌데 너무 기발한 것 같다.


걍버들: 저렴한 비용으로 크게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아도 홍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왜갈: 당장에 우리뿐 아니라 이걸 본 많은 사람들이 “이건 나도 할 수 있는 거잖아. 나도 해야지.” 이런 게 가능해질 수 있는.


다홍: 참여형이 될 수 있게.


다홍: 야광 스티커를 시민들이 같이 와서 붙여주는 그런 참여형도 괜찮을 것 같다.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기억할 수 있고 나눌 수 있고, 할 수 있게.


왜갈: 유엔난민기구 홍보처럼 옆에 뭐 하나 설치해 놓고 설명도 좀 하고 “스티커를 붙이면 공존에 가까워집니다.” 이렇게 해도 재밌을 것 같다. 저는 공존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고 왔다. 저는 그냥 함께 살아가는 그런 의미겠지 싶었는데, 그 뜻이 함께 살아감이 아니라 서로 도와 함께 살아감이라 적혀 있었다. 그것이 작은 것 같으면서도 큰 차이이지 않은가. 서로 돕는다. 너구리가 우리에게 도와주는 게 뭐가 있지? 이 고민을 했는데. 이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도움이라는 것이 다른 대단한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너구리를 목격한 것을 인스타에 올리지 않는가. 그것을 깊숙이 보면 ‘내 주변에도 동물원이 있어.’ ‘난 마음만 먹으면 집 앞에서도 너구리를 볼 수 있어.’ 약간 야생동물원 같은 느낌 자체도 너구리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게 아닐까. 사람들이 이걸 보면서 신기해.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 그런 생각이 들었다.